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데이터를 가공해서 수치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 활용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활용해야 할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정형화된 수치가 있다면 투자대상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용이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을 보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활용을 해야 할 부분입니다. EPS는 Earning Per Share를 줄여서 EPS라고 하고 주당순이익이라는 뜻입니다. 분모는 발행된 주식의 총수가 될 것이고 분자는 차 떼고 포 떼고 남은 기업의 순이익을 대입하면 됩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 중에 하나인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EPS가 13만원 정도였습니다. PER은 이 EPS를 분모로 해서 현재의 주식가격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Price Earning Ration를 줄여서 PER,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합니다. 2016년 말 삼성전자의 주가가 180만원 정도에 마감되었는데요. 공식대로 대입을 하면 작년 말,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은 13이 나옵니다.
PER을 해석해 보면 제가 삼성전자에 180만원을 투자하면 매년 이익이 13만원이 생긴다는 뜻이 되는데요.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투자한 원금 회수에 13년이 걸린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고려해야 할 것이 ROE가 있는데 이건 다음에 설명을 하기로 하고 단순하게 이렇게 PER을 해석한다면 내가 투자해야 할 기업이 어디 숨어 있는지 정형화하기가 쉬워 집니다. 워낙에 분석툴이 많이 나와 있어서 각종 널리 알려진 주식 관련 용어들을 기준으로 항목별로 정리해 놓은 곳이 많은데요. 그런 곳에서 간단하게 PER이 낮은 순으로 정렬을 해 버리면 벌어 들이는 돈 Earning 대비 저렴하게 평가받고 있는 Price 가격의 주식을 찾아 볼 수가 있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PER 8~9 사이를 움직일 정도로 후한 평가를 받지는 못했는데요. 이른바, 닷컴버블을 거치면서 기술주에 대한 불신 때문에 오히려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한게 아닌가 합니다. 이 기우는 작년말부터 시작해서 말끔하게 걷힌 듯이 우상향을 달리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제 우리가 사용하는 기기에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는데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사업들에도 변함없이 또 사용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고 삼성전자는 그 동안 비슷한 유형으로 주가 상승이 이루어졌는데요. 100만원을 갔다가 반토막이 났다가 150만원 갔다가 반토막 났다가 이런 식으로 흐름을 반복했습니다. PER로 바꿔 보면 PER이 6~7까지 떨어졌다가 13~14까지 올라가기를 반복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또, 한가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주가의 변동으로 인해서도 비율이 바뀌지만 순이익의 변동으로 인해서도 비율이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순이익이 주당 24만원 정도로 점쳐 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설사, 주가가 150만원 하던 것이 240만원이 되더라도 크게 비싼 수준이 아니더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PER이 10이 되니까 예년 평균보다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에도 PIR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주식의 경우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만 PIR도 비슷한 방식으로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가를 평가해 볼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지역별 분위별 소득차이가 있어서 정확하게 적용하기는 힘듭니다만 3분위 소득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이 4백만원 정도라고 가정하면 연소득은 4,800만원이 됩니다. 이 금액을 분모로 주택가격을 적용하면 PIR이 나오게 됩니다. 1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PIR이 2정도 나오니까 이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서는 돈을 한푼도 안 쓰고 숨만 쉬고 2년동안 돈을 모으면 살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현실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요지는 평당 가격이 1천만원을 상회합니다. 이 기준 32평의 아파트를 장만하기 위해서는 같은 소득에 대입을 해 보면 PIR이 6.6이 나옵니다. 숨만 쉬고 일만 하면 대략 7년 정도가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서울 중심쪽은 평당 2천이 싸 보이는 지역이 많은데 그렇게 대입하면 10년, 20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겠네요.
기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PIR도 톺아봐야합니다. 소득이 인플레이션 상승률만큼 상승하는가, 집값이 동일한 비율로 상승하는가에 따라서 수치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사적인 수치를 참고하는 것이 좋은데요. 평균적으로 PIR이 5와 10을 왔다갔다 하는 곳이 있다면 5가 되면 사고 10이 되면 파는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식이나 선물에서는 박스권 전략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증시도 박스권 갇혀서 헤매고 있었는데 박스권의 상단에 오면 팔고 하단에 오면 사고 하는 전략이 잘 통하는 시기였습니다. 이 전략의 맹점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제시한 블랙 스완처럼 난데없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 터지면 제대로 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물의 경우 양방향으로 수익과 손실이 가능하기 때문에 박스권 상단에 왔다고 팔았는데 올해처럼 전고점을 터치할 정도로 올라버리고 그 지수를 유지해 버리면 손실이 어마어마하게 커집니다. 집값은 일본처럼 역사적 저점에 왔다고 판단해서 샀는데 잃어버린 20년이 도래해 버리는 경우가 그럴 것입니다.
숫자를 숫자 그대로 해석하지 말고 이면을 보고 해석하는 깊이를 갖추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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