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처음 시작하게 되는 사람에게 닥치는 운명은 대략 2가지로 압축이 됩니다. 일시적으로 돈을 벌었다가 심하게 손해 보고 나오는 경우,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고 다시는 안 쳐다 보는 경우. 두 가지 모두 결과적으로는 돈을 잃게 되는 것인데요. 성공적으로 계속 돈 버는 분도 있지만 극히 드물어서 논외로 하겠습니다...ㅎ 일시적으로 돈을 벌었다가 심하게 손해를 보고 나오는 경우는 대개 상승장에서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일시적으로 수익이 나면 일반적인 사람의 마음이 100만원 투자했는데 50% 수익을 얻으면 1,000만원 투자해서 50% 벌면 이게 얼마야라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투자금을 늘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상승장은 짧고 하락장과 조정장은 길게 다가 옵니다. 제가 투자를 시작한 이래 이렇게 일시적인 상승장과 폭락장을 두 번 봤는데요.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중국발 위기때였습니다. 2008년에는 정말 엄청난 폭락이어서 지금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이 만약 그 시절의 HTS를 봤다면 혀를 차고 다시 들어갈 생각을 못할 것입니다. 지수가 2,000을 찍고 더 가리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을 때 등장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연이은 금융위기는 전세계를 폭락장세로 몰아갔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우는 800선까지 밀렸다가 지난한 회복을 했습니다. 2007년부터 시작해서 2009년까지 제대로 지옥을 맛봤죠. 2007년까지 뒤늦게 상승장에 올라탄 사람들은 2년동안 언젠가는 오르겠지하는 희망으로 버티다가 하나둘 포기했고 지수가 50% 이상 폭락한 지점에서는 제가 분명하게 기억하는데 거의 모든 주식의 당시 상하한가 제한선이었던 마이너스 15%를 찍고 있었습니다. 여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버티기 힘든 장이었는데요.

 저같은 경우는 원래 가진 돈이 얼마되지 않아 용돈벌이하는 기분으로 시작을 했고 큰 돈을 단기간에 벌기보다 제대로 된 투자 철학부터 정립하고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책을 보고 있었던 터라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험해 볼만한 장이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문득 떠올랐던 것이 대중과 거꾸로 행동하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래서, 800선까지 빠지고 있을 때 ELW라는 고위험 파생상품에 300만원 정도를 투자했습니다. 당시에는 요즘처럼 증거금 1,500만원을 예치한다던가 교육을 받아야 된다는 규정이 없어서 소액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었는데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몇 년 되지 않아서 규정이 생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설명하기로 하고 어쨌든 그 광기의 장에서 거꾸로 한 행동은 결과적으로 3일만에 100% 이상의 수익을 안겨 줬는데요. 어느 책에선가 봤던 것처럼 원금과 2배가 된 수익금을 합쳐 600만원 정도를 빼고 나머지 수익금 200만원을 알아서 굴러가 보라는 마음으로 남겨 뒀습니다. 운이 거기까지였는지 이 나머지 수익금은 급격히 쪼그라들어서 얼마 정도 남기는 선에서 정리했던 기억이 있네요.

 2011년 다시 2,200정도로 고점을 찍고 나서 단기간에 1,600선까지 빠지는 폭락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빠지고 나서 증시는 장장 6,7년을 2,000과 1,800선을 왔다갔다 하는 박스권 장세를 연출했습니다. 이 박스권 장세가 올해 위로 뚫리면서 오히려 또 손해보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는데요. 어차피 박스권 장세를 예측하고 선물옵션 그리고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ELW 등으로 증시의 방향에 베팅했던 사람들이 기존의 투자 틀에서 벗어나서 상승해 버리는 바람에 손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펀드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2,100~2,200선만 오면 환매를 하는 바람에 해당 지수만 다가오면 상승동력을 상실하고 다가오면 상실하고를 반복했는데 그게 정권 바뀌고 뚫려 버렸네요. 그리고, 다시 펀드로 돈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려 옵니다. 주변에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소식이 들어오는 시점이지요. 대개는 이런 흐름은 요즘 삼성전자처럼 절대 내리지 않을 것 같은 맹렬한 기세를 몇번 뽐내고 나면 조정이 시작되는데요. 그런걸 예측하기에 앞서 투자 마인드로 가져 봐야할 5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1) 투자에 앞서 철저히 준비한다.
 (2) 경제적 해자를 찾는다.
 (3) 안전마진을 마련한다.
 (4) 오랫동안 보유한다.
 (5) 팔아야 할 때를 안다.
 투자에 앞서 철저히 준비한다는 기본적인 재무제표부터 경쟁자, 시장 등을 고루 살펴 보고 짚어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빠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경제적 해자에 대해서는 예전에 한 번 다뤘던 적이 있는데 부동산에서 입지를 고려하듯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서 경쟁우위를 지니고 있는지 말 그대로 해자를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해 봐야한다는 뜻입니다. 이 원칙으로 인해서 대개는 보수적인 투자자로 접어들게 됩니다. 변동이 심한 IT나 제약 등 기술 중심의 주식이 아니라 식음료, 배당주 등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거든요. 안전마진을 마련하라는 것은 싼 가격에 사라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번 다룬 적이 있는데 삼성전자처럼 널리 알려진 기업의 주식은 역사적 PER 흐름을 알만한 사람들은 지금의 가격으로는 사지 않을 것입니다. 잘 나가는 삼성전자도 일정한 흐름 속에서 왔다갔다를 반복해 왔거든요.
 오랫동안 보유하라는 것은 거래를 자주 해봤자 증권사 좋은 일만 시키기 때문입니다. 매수, 매도시에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것도 언젠가 정리를 했던 적이 있는데 국가적으로도 세수의 약 2.5% 정도를 차지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꽤 괜찮은 수입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이제 양도세를 만들자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그것마저 도입되면 거래를 반복할수록 수입은 쪼그라들 것입니다.
 팔아야 할 때를 알아야 합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 투자를 오래해 온 분들도 경우에 따라서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반적으로 훌륭한 주식은 너무 빨리 파는 반면, 손해 볼 주식은 너무 오래 가지고 있는 편이죠. 팔아야 할 때는 투자 결정에 실수가 있었거나 회사의 펀더멘털 자체가 악화되었거나 내재가치를 훨씬 웃도는 가격을 받고 있는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일입니다. 다른 데서 더 나은 수익이 보장되어 있다면 이 또한 고려할 일이구요. 한 종목에 몰빵을 한 것이 아닌가도 위험을 감안하면 고려해야 할 일입니다. 주식에 대해서만 얘기했지만 비단 주식에만 국한된 내용은 아닌 것 같은 투자 원칙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투기임을 자인하면서 이 분야의 자타공인 1순위로 꼽히는 명인이 있습니다. 바로, 앙드레 코스톨라니와 조지 소로스입니다. 이들은 주식뿐만 아니라 외환, 채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의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않고 수익을 올린 거물들인데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른바 대마불사 전략으로 러시아 채권을 사들여 수십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얻었던 투기자이기도 하고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와 같은 명언 제조기이자 동명의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금리 변화와 경기 순환의 등락을 달걀 모형으로 제시해서 최근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구요. 조지 소로스같은 경우는 워낙 악명이 높아서 일부 국가들의 환율 조작의 당사자로 지속적으로 지목되는 거물 중의 거물입니다. 우리나라 IMF도 배후에 태국 바트화를 공격한 조지 소로스로 인한 나비효과가 아니었나 하는 이야기도 있구요.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헝가리 출신입니다. 주식시장의 흐름에 대한 유명한 이론도 어떻게 보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목줄을 맨 개와 목표지점으로 향하는 것을 주식시장과 비교한 바 있는데요. 개는 왔다갔다 어지러운 움직임을 보이지만 결국 주인이 이끄는데로 목표지점까지 도달한다는 예로 주식시장도 같은 방식으로 결국에는 상승을 하지만 위아래로 부대낌이 있어 보인다는 설명을 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조지 소로스는 재귀이론을 제시했는데요. 주식시장에 과매수, 과매도하는 구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평균으로 근접해 간다는 이론입니다.

 이 모든 일의 배경에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심리입니다. 결국에는, 사람이 그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과매수, 과매도, 일견 상관없어 보이는 등락 모두가 사람의 심리로 인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또 한 가지 있는데요. 바로, 철학을 전공했다는 점입니다. 조지 소로스는 비트겐슈타인과의 한 판으로 유명한 철학자 칼 포퍼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철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을 것이라는 것은 성급한 단정이기는 하지만 그 이해를 바탕으로 비슷한 형태의 투자에 관한 철학을 확립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와 투기의 구분에 대해서 알아 보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사실, 이 구분이 크게 유의미해 보이지 않는데요. 사람이 내로남불하는 심리로 내가 좋으면 좋고 내가 나쁘면 나쁘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보도 섀퍼의 구분에 따르면 주식은 투기인데요. 이 투기를 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기업의 발전에 대한 데이터를 배경으로 해서 장미빛 전망을 점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투자라고 간주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CEO의 일탈이나 국제 정세, 예기치 못한 상황 등으로 인해 반토막 혹은 상장폐지까지 당할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5년 주당순손실이 1만원에 육박하는 테슬라가 주당 40만원을 호가하는 현실을 보면 더욱 어디까지가 투기인가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갭투자를 한 번 보겠습니다. 매수자는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지역의 아파트를 장만하면서 1억을 지불하고 9천만원 전세를 놓으면서 1천만원을 투자해서 집 한채를 확보합니다. 2년이 지나서 재계약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지역 시세가 올라서 전세가를 2천만원 올립니다. 세입자는 한 숨 쉬고 모은 돈을 내어 올려 줍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시기 지역 시세가 떨어졌습니다. 세입자는 나갑니다. 그러면 세입자에게 9천만원을 돌려 줘야되구요.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만 9천만원에 맞춰지지가 않습니다. 시세가 떨어졌거든요. 8천만원에 내려서 세입자가 들어 옵니다. 이제 투자금은 2천만원이 됐습니다. 그 동안의 재산세 및 기타 유지비는 덤이구요. 언론에 널리 알려져 있는 비싼 지역이나 사람이 많이 살고 싶어하는 지역은 전세가가 계속 오르는게 당연합니다.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적으면 오른다는 경제 원리는 어디에나 적용이 되는 것이구요. 이런, 일부 구간에 국한해서 갭투자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단죄해야 한다는 의견은 성급하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전세입자는 위험을 회피하려고 전세를 사는 것이고 임대업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 목적으로 사는 자연스러운 시장의 원리 내에서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시장이 과열이 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당연히 제제 조치가 있어야할 것인데요. 그래서, 최근의 정부 정책이 나온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주식도 이런, 시장의 교란 가능성 때문에 여러가지 제제 방법을 가지고 있는데요. 개별 주식에서의 제제 조치는 상하한가입니다. 원래 15%였는데 최근에 30%로 바꼈습니다. 일일 변동폭이 30%에서 60%로 확대된 것이죠. 눈 딱 감고 하한가인 -30%에서 매수를 했는데 예기치 않은 뉴스 때문에 상한가로 마감이 됐다면 하루에 이동폭은 위로 30%이지만 실제 수익률로는 85%를 얻게 됩니다. 어마어마한 변동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환경이 성숙해서 이럴 확률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측을 했기 때문에 변경이 된 거겠죠. 전체 시스템적인 제제 조치에는 주식에는 서킷브레이커, 선물시장에는 사이드카가 있습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 전체 지수가 8% 이상 떨어지면 발동해서 20분간 거래가 중지됩니다. 그리고, 단계별로 적용해서 더 큰 변동이 있을 때에 또 적용이 됩니다. 사이드카도 비슷한 형식이구요.


 전세가의 상승은 반드시는 아니지만 매매가의 상승을 유발합니다.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 자체가 수요가 많다는 뜻이기 때문에 전세가가 계속 상승하거나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가 된다면 매매로 시장이 국면 전환되는 순간부터 가격이 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전세가를 받치고 있는 갭투자자들로 인해서 부동산 시장이 교란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사실 이 전세가를 받치고 있는 것은 수요자입니다. 수요자가 사라지면 당연히 조정이 일어날테구요.

 현 정부의 정책 중 이를 노리고 있는 부분이 바로 외고 및 자사고 폐지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입지를 평가할 때 교육, 환경, 교통 이 3가지를 주로 꼽고 환경에 추가로 상권까지 꼽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 수요를 없애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이 정책을 추진하고 학교간 교육 수준의 차이가 평준화가 된다면 교육으로 인한 수요의 상실로 오는 가격 조정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다만, 시장은 알아서 또 시장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특목고를 없앤다고 해당 지역이 학군으로서의 위치를 상실할 리는 없을 것 같구요. 알아서 갈 길을 갈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모든 투자 혹은 투기에는 위험이 수반됩니다. 정책에 따라서 급등락을 오갈 수도 있구요. 이것은 주식, 부동산, 외화, 채권 등 어떤 자산에 투자를 해도 똑같은 일입니다. 다만, 위험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부채비율을 중요하게 보는 것입니다. 이를 바꿔서, 금융권에서는 DSR이라는 이름으로 대출을 제한하려고 하지만 거꾸로 개인이 부채비율을 조절해 가면서 투자를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결과가 투자를 한 당사자에게 가게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물시장에는 반대매매라는 것이 있고 부동산 시장에도 경매라는 시스템이 있는 것입니다.

 결국, 투자와 투기의 구분은 그 행위를 저지르는 당사자 안에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나 봅니다.



 주식을 처음 시도하려고 하면 어디에선가 가르침을 찾게 마련입니다. 저는 이런저런 책을 많이 봤었는데요. 공통적으로 개념을 짚고 넘어가자는 부분이 어디까지가 투자이고 어디까지가 투기인가하는 부분입니다. 한자로는 각각 던질 투 자에 재물 자 자를 쓰고 같은 투자에다가 틀 기 자를 씁니다. 한자를 그대로 해석해 보면 투자는 자본을 던지는 것이고 투기는 기회를 던지는 것입니다. 자본을 투자한다는 의미에서 투자를 좋게 보고 기회를 보고 돈을 던진다는 것을 보고 투기를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자본시장의 흐름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는 없는것 같습니다.
 유럽의 머니 트레이더로 유명한 보도 섀퍼의 돈이라는 책을 보면 투자와 투기의 구분을 투입된 자본에 의해서 수익이 일정기간마다 발생하는 경우는 투자이고 그 반대의 경우는 투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보면, 주식은 그 자체로 투기인 셈입니다. 1년에 한 번 나올지 말 지 모르는 배당금을 빼면 이렇다할 확실한 수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은 어떨까요? 부동산은 여러 형태로 투자할 수 있는데 미래가치를 예측해서 여러 채를 사서 묵혀 놓는다면 투기이지만 월세를 놓아 매월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투자가 되는 것입니다.
 요즘 바뀐 정권에서 제안했던 부동산 대책이 실제로 집행이 되지 않을까 하면서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과열지역에 대한 핀셋규제는 시작이고 이제 보유세 증세로 옮겨갈 것으로 점쳐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쯤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전세가율이 오르기만 하면 발생하는 갭투자가 과연 투자인가 투기인가 하는 고민에서부터 보유세 증세가 올바른 부동산 규제의 방향인가 하는 고민까지 말입니다.
 특히, 갭투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보도가 많은데요. 갭투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면 매매가와 전세가와의 가격 차이가 굉장히 미세하게 좁혀진 경우 전세를 끼고 매매를 하면 실제 투자금액은 1천만원 내외에서도 가능하게 되는데요. 이런 투자 방법을 갭투자라고 합니다. 간격이 굉장히 좁혀진 경우에는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아도 되는 무피투자도 가능하구요.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해 버리는 역전세의 경우에는 오히려 수익을 얻으면서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자극적인 어떤 기사에서는 대학생이 나서서 2억원으로 아파트 20채를 마련했다는 식으로 소개도 나오더군요.
 이런 혼란스러운 이야기들 가운데 무엇이 진정한 투자인가를 고민해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건전한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부채비율을 고려하는 것이 이 두가지 애매한 개념을 들고 올 필요없이 투자에 대한 고민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는 부채비율이 40%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자기자본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을 듯합니다. 삼성전자가 100만원의 자산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면 이 중 40%는 은행에서 대출한 돈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반면, LG전자는 부채비율이 180%인데요. 자기자본이 100만원이면 부채가 180만원이고 총자산은 280만원으로 운영한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이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좋구요. 기업 특성에 따라 비율을 달리 봐야할 경우도 있습니다. 케이탑리츠와 같은 부동산 관련주는 개인이 임대사업을 하는 것처럼 은행에서 큰 비율의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LG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네요.
 개인이 사업을 하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 모아 놓은 투자금이 있을 것이구요. 나머지는 대출을 통해서 운영을 하겠죠. 이렇게,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상장기업이나 영세한 가게나 기본적인 운영 흐름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적다 보니까 길어져서 다음에 이어서 투자와 투기의 구분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주식을 보유하다보면 이런저런 통지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도 오랫동안 주식을 보유하고 사고 팔고 하다보니 배당 관련 통지 말고 인적분할을 하겠다는 통지가 와서 살짝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가지고 있던 주식은 딱히 분할에 대한 명분이나 목적이 크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진행을 하는 거라서 굉장히 찝찝했었는데요. 실제 분할이 진행이 되고 나서도 분할로 효과는 미미했고 오히려 주가는 바닥을 기는 현상을 보고 얘네들은 대체 왜 이런 결정을 했는가 고민에 빠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삼성이 비슷한 내용으로 앨리엇 매니지먼트에서 압박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인적분할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라는 요구였습니다. 그래서,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뉘는 기업 분할 방식에 대해서 살짝 알아 보려고 합니다.

  기업을 분할하는 방식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두가지로 나뉘어집니다. 이 두가지를 설명하기 위해 주로 가로로 쪼개느냐, 세로로 쪼개느냐의 방식으로 설명을 하는데요. 인적분할의 경우는 세로로 쪼개는 방식입니다. 주주입장에서는 아메바를 쪼개면 동일한 크기의 아메바가 2개가 생겨나는것처럼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동일한 지분의 2개의 기업을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대신에 절대적 가치는 반으로 뚝 떨어지겠죠. 원래 100만원치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었다면 쪼개지는 2개의 기업에 대해 A기업의 60만원치 주식 60주, B기업의 주식 40만원치 40주 이런 식으로 쪼개지는 겁니다. 분할 비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위와 같은 형태로 쪼개진다고 보면 됩니다. 주식계좌를 보면 모기업만 기존대로 남아 있고 신설기업은 새로 잡히기 때문에 모기업은 수익률이 필수적으로 마이너스가 나고 신설기업은 무조건 플러스가 나는 이상한 상태로 넘어 갑니다. 그래서, 쪼개진 이 두 기업의 주식수와 금액을 합쳐봐야 원래 매수한 기업 기준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가를 가늠할 수가 있습니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는 반대로 가로로 쪼개는 방식입니다. 가로로 쪼개서 남는 윗덩어리는 모기업이 유지하고 아래 덩어리는 비공개 회사로 남게 됩니다. 또, 모기업이 주식을 100% 보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모회사와 자회사로 분리되어 모회사가 자회사를 거느리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분할을 하는 이유는 사업군별로 매출액의 차이가 크거나 독립된 개별 사업들의 규모가 워낙 커져서 한 개의 업체로 끌고 가기에는 너무 무겁다고 생각될때 진행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용도로도 쓰고 정리를 해서 지주회사를 세우는 등의 목적으로도 활용합니다.

 최근, SK케미칼이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선언을 했는데요. 위에서 예를 든 것과 같이 일정 비율로 주식을 나누고 투자회사인 SK케미칼홀딩스를 만들고 사업회사를 따로 설립해서 변경상장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되면, 상장회사는 2개가 되고 가치도 비율대로 나눠지게 됩니다. 실제, 주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구요. 어차피 향후 사업성과에 따라 갈 것 같습니다. 주식가격이 1만원이었다면 4:6 비율이면 4천원, 6천원짜리 주식 2가지로 쪼개지는 것입니다.

 반면, 물적분할의 경우는 주식이 나눠지는 것은 아니고 기업가치에도 변화는 없지만 부실사업을 떨어 내고 성장성을 확보한다면 또 호재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정직하게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과 합병한 후, 인적분할을 통해서 인수기업, 피인수기업을 모두 재상장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하구요. 단순히, 상속을 위한 장치로 인적분할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기존 주주에게 그렇다할 가치 하락이 없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적분할의 경우 기업을 분리했는데 분리한 회사를 상장하지 않는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야 당연히 주식 가치를 평가해서 보상해 주는 것이 맞겠죠. 뭐든지 톺아 보고 접근해 볼 일입니다.

그 동안은 부동산과 주식이 투자에 있어서 어떤 면에서 통하는가를 주로 얘기했는데 오늘은 다른 면부터 짚고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회계적으로는 부동산은 고정자산 중에 유형자산으로 분류됩니다. 크게는 자산을 유동자산, 고정자산으로 구분하는데 구분 기준이 1년 이상을 체류하는지 여부에 따라 나눕니다. 토지나 부동산. 차량, 비품 등 많은 부분을 자산으로 인식하는데 이러한 자산은 사용기한을 정해두고 감가상각을 합니다. 감가상각을 하는 이유는 회계적으로 단기간에 너무 많은 금액이 일시에 투입되어 버리면 결과적으로 이익이 왜곡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내용연수에 따라 비품은 5년, 차량은 10년, 토지, 부동산은 30년 이런식으로 비용을 나누어서 처리합니다. 그러면 실제, 현금흐름과는 달리 매년 비품이나 자산가액의 10% 정도만 비용으로 처리를 하기 때문에 이익을 정산할 때 합리적일 수도 분식처럼 보일수도 있는 금액이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감가상각을 하는것 자체가 해당 자산이 소모적임을 인정하는 행위인데요. 같은 방식으로 부동산을 본다면 부동산도 소모적인 자산이 됩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로보트 기요사키는 이러한 부동산의 소모적 성질 때문에 빚을 내서 집을 사는 행위를 은행에 돈을 상납하는 행위로 보고 투자에서는 배제해야 할 것으로 여기고 여러 페이지에 걸쳐 비판합니다. 

 이걸 조금 구분해 보면 땅은 인플레이션 수준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대상으로 본다면 건물은 내용연수가 경과하면 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소모품으로 보는 것이 정상적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근거가 부동산 폭락설이나 투자 무위론의 배경이 되어 왔는데요. 실상은, 복불복의 현장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10년새 가격이 두 배를 넘어간 곳이 수두룩하거든요. 그래서, 아파트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살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대지권이 얼마나 되는가도 살펴봐야 될 일입니다. 대지권이 결국 땅이거든요.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적용되는 부지비율도 이 대지권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그럼,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쉽게 생각할 수 있는게 바로 월세입니다. 재무제표를 뜯어 보듯이 집을 사서 월세을 내는 일련의 과정을 잘 정리해 보면 결국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차대조표를 구성하는 큰 3가지 원리가 자산에서 부채를 빼면 자본, 즉 부채와 자본의 합이 자산을 구성한다는 것인데요. 은행에서 빌린 돈인 부채와 내가 가지고 있는 돈 자본의 합으로 구성된 부동산을 이용해 월세수익을 내고 거기서 제세금을 제하면 순이익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 수만 있다면 부동산은 더 이상 소모품이 아닌 투자대상 나아가서는 사업체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주식에서 ROE는 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이라고 합니다. 벌어 들은 순이익을 투입한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누면 됩니다. 100만원을 투자해서 10만원을 벌 수 있다면 ROE는 10%가 되는 것이죠.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2~30%를 상회하는데 삼성전자같이 완숙한 기업은 10% 내외가 나옵니다. 예전에 제가 몸담았던 기업은 ROE가 4% 정도였는데요. 금리보다는 더 높은 이익률이 나와야 기업의 가치가 계속 올라갈 것입니다. 그런 것치고는 이익률이 좋지는 않았는데 아이템이 좋아서 안정적인 것이었습니다. 주로 식품 관련 기업들이 이 ROE가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집은 어떨까요? 월세 수익률이 요즘은 많이 떨어져서 5~10% 정도 나오는 곳 찾기가 힘들지만 드물게 있습니다. 아파트같은 경우는 3~4프로 나오는데가 꽤 있구요. 이 정도 수준이면 현 금리보다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소모품이라는 정체성과는 달리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감가상각이 되는게 아니라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식과 부동산 어떤 면에서든 ROE가 적용이 될 수 있고 투자라는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부동산 관리를 여러개 대량으로 하는 사업체가 리츠니까요. 대차대조표를 나눠놓고 살펴 봐도 사업 아이템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흐름은 비슷하게 나오고 개인자산도 이렇게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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