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어 서울 외곽지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잠깐, 부동산과 관련한 요즘 언론의 제목을 보면 '대출 조여도 새정부 출범 후 부동산 시장 호황', '부동산, 가계부채 대책 빠를수록 좋다', '부동산 호황의 그늘 가계부채 뇌관 터질까 고민하는 문재인 정부', '들썩이는 부동산에 가팔라진 가계대출 5월 6조원 이상 급증'같은 형식으로 대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내용이나 정부 정책이 나올 것이다는 예측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언론은 주로 팩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팩트는 이미 발생한 일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팩트에 A, B, C가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다면 어떤 언론은 AB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어떤 언론은 AC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행간의 의미를 짚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언론에 휘둘리지 않는 소비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금융권은 1,2,3금융권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제1금융권은 일반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으로 구분되구요. 제2금융권은 증권회사, 보험회사,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투자신탁회사, 종합금융회사, 신용협동조합 등이 있습니다. 제3금융권은 대부업체, 사채업체 등입니다. 제3금융권은 금리에 관해 따져 볼만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차치하고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만 보면 올초부터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몇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1.집단대출규제

 올 초부터 집단대출에 관한 규제가 시행됐습니다.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집단대출 규제를 꼽았기 때문인데요. 예전에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면 까다로운 자격심사 없이 집단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이자로 중도금을 치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파트 계약자들이 알아서 중도금을 마련해야 될 상황이 됐습니다.

2. 거치기간 비거치로 전환

 이제 원리금을 바로 갚아야 됩니다. 규제가 있기 전까지는 1금융권은 1년, 2금융권은 3년 혹은 최대 5년까지 거치 기간을 두고 대출이 가능했는데요. 1금융권을 시작으로 적용을 하더니 5월 중순부터는 2금융권까지 거치를 비거치로 모두 전환해 버렸습니다. 대신, 증권회사나 종합금융회사 등의 경우에는 은행권 규제를 바로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규모에 따른 적용시기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 금융권에서 비거치식으로 전환을 해 버리는 바람에 소액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이나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직격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5월에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뉴스 제목을 인용했는데요. 왜 가계대출이 급증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보입니다. 거치기간이 사라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택 수요자가 폭증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6월부터 집을 사게 되면 원리금을 처음부터 갚아 나가야 되니까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거치식으로 미리 대출을 일으키고자 하는 수요가 많았을 것이라고 합리적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집단대출규제에 해당이 되지 않는 기간인 작년에 분양이 됐던 아파트에 대한 분양권 거래가 활발히 일어났다는 소식은 지난 번에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정권 교체로 인한 정치적 안정을 베이스로 각종 규제가 적용되는 시점에 맞물려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5월의 대출 급증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추세는 계속해서 데이터를 추가해 가면서 추이를 살펴 봐야겠습니다. 분양권 거래는 입주 전까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1~2년간은 계속해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 같지만 신규 분양이나 신규 거래건에 대해서는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규제를 보면 마냥 낙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풍선효과라는게 있는데요. 한 개의 풍선을 A,B 2개 구역으로 나눴을 때 A로 치우쳐 있던 풍선을 쥐어짜면 풍선 전체가 작아지는게 아니라 A만 작아지고 B는 A가 줄어든만큼 동일한 양으로 커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1금융권부터 규제가 시작되니까 2금융권 대출이 급증했다는 내용이 그 적절한 예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제는 2금융권 대출까지 같은 내용을 적용하기 시작했기 지켜봐야겠지만 6월부터는 5월의 급증한 수준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격언처럼 내려오는 말 중에 하나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말이 있습니다. 뉴스가 그만큼 후행한다는 뜻인데요. 부동산 관련 뉴스도 이렇게 후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대로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서 평가해 보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매일 새로운 뉴스를 생산해야 하는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라도 기사를 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업'이 가진 숙명일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저같은 삐딱한 시선으로 언론을 보는 입장에서는 '부동산 각종 규제로 인한 영향에 대해 당분한 지켜 봐야 할 것' 정도의 기사로 1분기정도는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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